▲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중원신문]조영하 기자= 지난 4월 2일 밤 A의원을 동량면 운교 모 식당에서 만나 밤 8시 문 닫기 직전까지 서둘러 먹는 둥 마는 둥 밥을 먹고 우린 식당 밖 나무 의자에 걸터앉아 대화를 나눴다.

 작년 12월 28일 오후 동량면 김생로 16 색소폰 연습장에서 만난 후 처음이다. 피우지도 않는 담배까지 물고선 고뇌하는 한 인간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격분해 전하는 이야기를 다 들었다.
 시의원에 출마하게 된 배경서부터 재선 의원이 된 후 겪은 고초 등 당시 솔직한 고백을 듣고 어떻게 위로의 말을 건네야할지 애를 먹었다.
 독수리 5형제로 지칭되는 후배 의원들과 그동안 있었던 일은 물론 의장 선거를 둘러싼 갈등과 번민, 배신의 결과를 상세하게 들려줬다.
 
용돈과 선물... 부엉이 바위
  본인은 용돈으로 표현했지만 후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금품과 몇 가지 선물을 제공한 것도 털어놨다. 이후 수차례 관련 기사를 읽고 고맙다는 인사까지 건넨 그가 요즘 완전히 달라졌다.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려 유명을 달리하신 고 노무현 대통령님 심정을 알겠다”며 비통함을 전한 그가 주변 성화와 무리한 요구 때문에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
 심지어 동료 의원한테 해당 기자를 고발하라고 짜증을 낼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 본인도 의장하고 둘이 고발을 준비 중이라고 했지만 기자한테는 전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오락가락할 정도로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은 관련자들이 보낸 무언의 메시지가 원인으로 작용한 듯싶다. “제발 입 좀 다물어달라”고.
 작년 12월 28일 후배 기자와 들렸을 때 전한 이야기는 이미 보도를 통해 다 알려진 사실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 안다”면서 진실을 다 말하지 못하는 자신을 이해해 달라고 했던 그가 이젠 기자를 매도하고 있다.
 업자가 부정한 돈을 건넨 것을 세상에 알린 진정한 용기는 찾아볼 수 없다.
울분을 달래면서 인고의 세월을 보낸 지난 1년이 누구보다도 힘들고 고통스러웠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입에 담지 못할 표현까지 써가면서 팩트 체크에 나선 기자에게 화살을 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아직도 공개하지 않은 진실이 수두룩한데 여기서 멈추길 바라는 눈치였다.
 
차곡차곡 파일 모아 놓았다.
  최후의 보루는 결코 아니지만 이 싸움이 시작될 때 어디쯤 끝이 날까 정도는 예상하고 차곡차곡 파일을 모아 놓았다.
 수사기관에서 형사 입건을 하던 혐의 없음 처분을 하던 조사를 하지 않던 우린 상관할 바도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독자에게 진실을 알릴 권리와 책임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기사를 쓰고 있을 뿐이다.
 자신의 입장이 난처하다고 그동안 진실 규명을 위해 애쓴 기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면 우린 손발 다 묶인 채 양심에 호소할 뿐이다. 내심 고발이 아닌 정확히는 당사자들이 고소를 해주기를 솔직히 바라고 있다.
 왜, 그 이유는 간단하다. 수사기관이 전부 손 놓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데 사건이 되려면 누군가 고소 또는 고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애써 기자가 고발까지 해야 하는가 문제에 봉착할 때 내 몫은 아니라고 스스로 자성하면서 위안으로 삼고 있다.
 우리보다 지역현안에 대해 권력에 맞서 당당히 싸워 온 한 시민단체의 역할이지만 이들도 못 본 척 방관만하고 있다.
 
고소해 준다면...
  차라리 관련자들이 고소를 해준다면 양쪽 모두 조사해서 누구 말이 맞는지 진실히 가려지기를 원한다. 이쯤 되면 어느 한쪽은 회복할 수 없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A의원은 최근 경찰 조사 때 후반기 의장 선거를 위해 3천만 원을 쓸려고 했는데 안했다고 동료 의원한데 말한 사실이 있다. 돈을 누가 얼마씩 누구한테 주라고 한 것까지도 알고 있다.
 지난 1일 저녁  모 의원을 만났다. A의원이 선물을 줬다고 하는 후배 의원들한테 사실 관계를 물어봤다고 했다. 고급 양주는 연수동 모 아파트 근처 식당에서 저녁 먹을 때 한잔씩 나눠 마신게 전부이고, 벨트는 일본 여행 갔을 때 한 개씩 사준 적이 있다고 전했다.
 평소 A의원 언행으로 볼 때 거짓말로 주변을 현혹시킬 만큼 소인배는 절대 아니다. 최근 그의 발언 중 주목해 볼 대목은 후반기 의장 선거 때 B농장이 개입해 의원들이 전부 경쟁 후보한테 넘어갔다고 수차례 강조했다는 점이다.
 
독수리 5형제
  특히, 독수리 5형제 중 한명인 K의원이 그 일을 다 알고 있으니 자세한 것은 그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본인이 경찰조사 때 밝힌 것처럼 의장당선을 위해 3천만 원을 사용키로 했다면 대충 돈을 어떻게 나눠 주려고 했는지 그림이 그려진다.
 작년 의장 선거를 앞두고 일각에서 불거진 의원들 간 금품요구 의혹과 관련해 모 의원은 A의원에게 돈을 요구한 적도 없고 그런 대화 자체를 나눈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미 그 사실은 지난해 6월22일자 보도에서 당사자 입장을 분명히 실었다. 뒤늦게 다시 회자되는 것은 두 사람 간에 해결할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언론 탓으로 돌리고 있다.
 
시민사과와 입장표명
  충주시의회 천명숙 의장은 올 초 추석 선물세트와 돈 봉투 사건 관련해 경찰 조사가 마무리되면 시민사과 등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동료의원들이 물의를 빚은데 대해 사과는커녕 법적조치 운운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성실한 의원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울러 집행부 공무원들은 본보 기사를 읽고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면서도 창피해서 의회 이야기는 입 밖에 꺼내기도 싫다고 아우성을 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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