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지난 4일 조길형 충주시장과 법현농장 사업주 L씨는 법현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이로 인해 산단 조성에 탄력이 붙어 부족한 산업용지 확보와 악취 민원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손쉽게 잡을 방안이 마련됐다.
 애초 충주시는 농장 측에 동의서 정도 받는 선에서 도움을 청하기로 했지만 L씨의 통근 결단으로 예상 밖의 성과를 거뒀다.
 L씨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충주시와 한배를 탄 것은 높게 평가하며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숨은 의도는 없는지 궁금하다. 그 이유는 그가 지난해 추석 선물을 빙자해 일부 시의원한테 돈 봉투를 돌린 것이 들통 나 사건이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검찰에서는 충북경찰청 조사 결과에 대해 보완수사 지시를 내려 연관성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사적 이익 추구가 아닌 공익을 위해 아낌없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 전개될 사건을 희석시키기 위한 수단은 아닐까? 검찰 조사에 앞서 관련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전략인가?
 아니면 법현산단 조성 문제는 이제 다 해결됐고, 경찰 조사 때 돈 봉투 받은 의원도 없었으니 여기서 마무리하길 바라는 검찰에 대한 읍소인가?
 L씨의 결단과는 별개로 검찰 조사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 명명백백 모든 의혹을 속 시원히 밝혀 주기를 기대한다.
 22만 충주시민은 물론 전국의 지방의회 의원들이 이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어 검찰은 그냥 덮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조례제정을 앞두고 이 같은 추악한 짓이 벌어졌고 후일 수면 위로 불거지자 서로 말맞추기에 급급했던 의원들을 집행부 공무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나 있을까?
 더 기가 막힌 것은 악취 민원 해결을 위해 청원까지 한 의원이 오히려 조례 제정을 가로 막기 위해 대책을 주도했다는 점이다.
 
         속이 보이다 못해 시커먼 의장님, 양심은 있나요?
 
  “법현농장에 이게 매입을 할 수 있으면 매입을 해서 몇 천 명이 영향을 받고 있는 지역에 악취 민원을 해결해야 되지 않나, 그런 의견입니다. 그래서 그러고 난 뒤에 개발여부가 확정이 되겠죠, 그 근처까지는 공단이 지금 알고 있으니까 매입을 해서 하는 방법으로 우리가 추진을 하자는 의견으로 청원을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상 의견을 발표하였습니다.” 
 2019년 12월 4일 13시 충주시의회 제240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천명숙 의원이 한 발언이다.
 당시 천 의원은 의사일정 8번 ‘축사 돈사 등 악취방지개선 및 이전요청 청원’을 했다.
 하지만 평의원 입장에서 의장으로 신분이 상승한 탓인지는 모르나 소신발언으로 강직했던 그녀의 변질은 의회 내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워지게 했다.
 이처럼 서충주신도시 주민들의 행복하고 쾌적한 주거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애쓴 천 의원은 2020년 10월 8일 ‘충주 법현산업단지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설립 및 출자 등에 관한 조례안’ 심사를 하루 앞두고 몹쓸 짓을 감행했다.
 이날 점심 식사를 마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몇 명을 빼고 의장실로 다 모였다. 한마디로 조례제정을 연기 또는 유보를 위한 것을 당론으로 정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당론으로 정하는 것은 민주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반발하고 나선 A 의원의 저항이 너무 큰 것을 의식해 일단 한발 물러서 저격수를 활용키로 했다. 이 자리에서 목소리를 높였던 의원의 역할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앞서 벌어진 추석 홍삼선물세트 보은 효과 덕분으로 법현농장 대변인 노릇을 이들은 톡톡히 했다.
 같은 해 4월 243회 임시회 때 열린 법현산단 조성 설명을 위한 집행부와 전체의원 간담회 자리에서는 어느 의원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보다 앞서 제8대 의회 출범 때부터 집행부에서는 매년 의회 업무보고 때 이 사안을 보고했다.
 또한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는 민주당 소속 우건도 후보가 2020년 4 ?15 총선에서는 같은 당 김경욱 후보가 법현산단 조성을 공약으로 내세웠을 때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던 후보들이자 의원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해 6월 충주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조금씩 입장을 달리했다.
 천 의장은 본인이 직접 악취 민원해결을 위해 농장매입 등을 청원해 놓고 돌연 딴 짓을 해 그 배경을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당론 결정 전략이 실패하자 잘 길들여진 애완견(?)처럼 천 의장 만드는데 앞장 선 의원들은 그날 조례 제정을 막기 위해 발군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B의원은 준비를 많이 해 위원회 발언을 거의 주도하다시피 했다.
더욱이 천 의장은 이날 공교롭게도 산건위 회의장 뒷자리에 앉아 누가 무슨 소릴 하는지 감시하는 눈치이며, 일일이 지시하는 모습처럼 보여 더욱 의심을 사고 있다.
 반면 국민의 힘 의원들은 준비는커녕 집행부 힘 실어주기 위한 말장난으로 일관해 ‘가제는 게’ 편임을 실감케 했다.
 중요한 것은 민주당 C의원의 지적처럼 농장주도 충주시민의 한 사람이며 약자를 대변하기 위한 자리였다면 조례 제정에 앞서 집행부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했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은 누군가 써 준 각본 읽듯이 본질은 외면하고 딴지걸기에 바빴고 야당 의원들은 시장과 국회의원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
 법현산단 조성의 목적은 앞서 언급했지만 그보다 더 솔직한 것은 2018년 6 ? 13 지방선거 때 서충주신도시 주민들의 압도적인 지지와 성원으로 재선에 성공한 조길형 충주시장이 그들에게 보은키 위한 일환에서 추진하는 것 아닐까?
 이날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6대3 조건부 승인(환경영향 평가 실시 후 진행)으로 통과시켰다.
 결국 민주당 의원 5명 중 2명이 찬성표를 던져 천 의장을 중심으로 조례 저지 또는 연기키로 했던 전략은 실패로 끝났다.
 자기모순의 극치이자 대의 민주주의 원칙을 무너뜨리면서까지 당론으로 정할 움직임을 보인 속내는 무엇일까?
 L씨로부터 추석 선물세트 및 돈 봉투를 받은 신세를 갚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숨은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오죽하면 농장주가 군사독재시절 갑질 행정이라고 개탄할까?
 
  지난해 농장주 L씨는 한 언론에 “시가 아무런 대안조차 마련해주지 않고 단지 민원만을 이유로 35년 간 생업으로 운영해 온 농장을 하루아침에 문 닫으라고 하는 것은 마치 군사독재시절에나 있을 법한 갑질행정”이라고 분노했다.
 이를 아는지 모르지만 조길형 충주시장은 지난 4월 13일 제255회 임시회에서 시정 질문이 끝난 후 이례적으로 충주시 민원 사안과 관련해 “법현산업단지는 부족한 산업단지의 확보와 인근 농장의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방안”이라며 “농장주와도 긍정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오는 5월까지 재신청하고 2025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시장 말대로라면 뭘 걱정하는가, 다 해결된 것 아닌가? 이쯤 되면 민주당 소속 의원들한테 홍삼세트 줄 필요도 없었고 돈 봉투 돌릴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마침내 양측은 대화와 타협 양보와 협상을 통해 상생키로 지난 4일 협약했다.
 이 과정에서 충주시의회 의원들은 무슨 역할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서충주신도시 주민들이나 농장주 모두 충주시민인 것은 당연하다. 
 결국 어느 누구도 상처를 입지 않고 갈등을 조정하고 경제적 손실이 없도록 중재 역할을 도맡아야 할 의원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눈이 멀어 추한 짓을 서슴없이 자행했다. 그것도 모자라 공익보단 사익을 도모해주기 위해 개인적인 욕심도 마다했다.
 가진 자의 재산이 아닌 약한 범부의 빈 손수레라 할지라도 개인이 피땀 흘려 일군 열매는 소중하고 귀한 것임을 이참에 의원들은 물론 시 공무원들도 느껴야 한다.
 덧붙여 초심을 잃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 뛰는 일부 의원들은 그 자리 영원한 것 아니고 때 되면 내려온다는 사실도 깨닫기를 바란다.
 주머니가 비워 있더라도 돈 몇 푼에 명예도 지위도 친구도 우정도 심지어 양심도 다 잃지 않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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